클레어 키건의 소설 '이처럼 사소한 것들'(Small Things Like These)은 2021년 미국의 그로브 프레스(Grove Press) 출판사에 출판되었습니다. 1980년대 중반 아일랜드의 작은 마을에 사는 펄롱은 석탄과 장작등을 배달하는 일을 합니다. 그는 아내와 다섯 명의 딸들과 평범한 일상을 살아갑니다. 그러던 어느 날 수녀원에서 한 소녀를 만납니다. 이 일로 펄롱은 갈등을 하며 무엇이 '옳은 일'인지 고민하는 이야기입니다.
선택의 기준
책장의 마지막 장을 덮고 나면 어떤 책은 긴 여운을 남기면 생각의 꼬리를 물게 하기도 합니다. 이 책을 읽은 사람들은 '나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라는 질문을 해보았을 것입니다. 책은 아내나 딸들과의 소소한 대화, 이웃들과 함께 하는 이야기들로 많은 이들이 하루를 살아가는 일상과 다름없는 이야기들을 담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크리스마스 선물을 준비하고 자주 가는 식당에 들러 식사와 한잔의 술을 마십니다. 이 '작고 사소한 것들'이 주는 만족감은 사람을 평온하게 하고 안주하게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수녀원에 배달 간 펄롱은 한 맨발의 한 소녀를 만납니다. 작은 돌멩이가 던져진 호수처럼 펄롱은 동요합니다. 살아가는 모든 시간에는 수많은 선택의 순간들이 있습니다. 각자만의 '선택의 기준'을 가지고 있습니다. 펄롱의 선택 기준은 무엇일까 하는 생각이 책이 손을 떠난 지금도 계속됩니다. 답을 찾을 수 있겠지요? 못 찾으면 옮긴이가 권한 것처럼 두 번. 세 번 재독을 해야겠습니다.
단편소설, 짧은 글이 주는 힘
클레어 키건의 첫 단편 소설집 남극(Antarctica,1999)은 15의 단편이 실려있습니다. 이 작품으로 루니 아일랜드상과 월리엄 투레버상을 수상합니다. 2021년 '이처럼 작은 것들'을 출간합니다. 다음 해인 2022년 부커상 후보에 오릅니다. 부커상은 영국에서 출판한 영어로 쓴 소설 중 선정합니다. 노벨문학상, 공쿠르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불립니다. 그리고 같은 해에 오웰 정치 소설상도 수상합니다. 소설은 단편, 중편, 중단편, 장편등의 구분되기도 합니다. 클레어 키건은 단편 소설집 남극, 푸른 들판을 걷다, 맡겨진 소녀, 이처럼 사소한 것들 등 소설로 많은 찬사를 받습니다. 1999년부터 2022년, 근 20여 년간 발표한 작품 수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리고 페이지 수도 많지 않습니다. '이처럼 사소한 것들'(Small Things Like These,2021) - 132P(원작 112P), '맡겨진 소녀'(Foster,2010) -104P(원서 80P), '푸른 들판을 걷다'Walk the Blue Fields, 2007) - 252P(원서 208P) 정도이다. 이 짧은 단편들을 통해 '클레어 키건은 한 세대에 한 명씩만 나오는 작가다'라는 <타임스>의 극찬을 받습니다. 그리고 '맡겨진 소녀(Foster,2010)는 <타임스>가 발표한 21세기 출간 된 최고의 소설 50권에 선정됩니다. 그녀의 소설들에는 아주 크고 자극적인 사건들이 없습니다. 평범하게 주위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담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디서나 일어날 수 있는 일상이 '클레어 키건'의 시선을 거치면 깊은 울림을 주는 글이 됩니다. 키건은 독자에게 메시지를 직접적으로 전달하지 않습니다. 마지막 장에 도착하는 순간 다시 첫 장으로 돌아가게 하며 질문을 던지고, 생각을 하게 합니다. 호흡이 긴 장편은 읽어가다 보면 여러 감정들이 쌓이며 다양한 느낌을 받게 되지만 짧은 단편 글이 주는 힘은 한순간의 강렬한 감정에 빠져들게 합니다. 클레어 키건의 소설은 찰나의 감정을 길게 오랫동안 간직할 수 있는 여운을 남깁니다. 이러한 점이 그녀의 작품들이 극찬을 받는 이유일 것입니다.
원작 소설 VS 영화
클레어 키건의 소설은 두 편이 영화화되었습니다. 2010년 발표된 '맡겨진 소녀'(Foster,2010)과 '이처럼 사소한 것들'(Small Things Like These,2021)입니다. '맡겨진 소녀'(Foster,2010)는 콤 바이레드(Colm Bairead)가 각본과 감독을 맡았으며 캐서린 클린치, 캐리 크로울리, 앤드류 베넷이 주연으로 출연합니다. 2022년 2월 11일 제72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제너레이션 부문에 '아일랜드어'로는 최초로 후보에 올랐습니다. 아일랜드에서는 2022년 5월 13일 개봉되었으며 한국은 2023년 5월 31일 개봉되었습니다. 원작 소설은 영화 개봉 전인 2023년 4월 21일 다산책방 출판사를 통해 출간되었습니다. 이동진 평론가의 유튜브 <이동진의 파이아키아>에서 2023년 올해의 소설책 베스트 4권 중 한 권으로 소개되며 주목을 받습니다. 이후 클레어 키건과 그의 다른 작품들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습니다. 이동진 영화 평론가는 '천천히 음미하면서 읽어야 하는 소설'이라고 소개했는데요 딱 맞는 표현인 것 같습니다. 이동진 평론가의 '맡겨진 소녀'(Foster,2010)의 소개로 한동안 '클레어 키건' 열풍이 불자 2023년 11월 출간된 '이처럼 사소한 것들'(Small Things Like These,2021)도 덩달아 관심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후 교보문고, 알라딘, 예스 24등에서 베스트셀러 1위를 하게 되며 상위권에 오랫동안 머물렀습니다. 지인의 추천을 받아 2024년 5월경에 구입한 책을 이제야 읽게 되었습니다. 읽어야지 하며 사 두고 책장에서 꺼내지 못한 책들이 많네요. 여러분은 어떤가요?
침묵과 외면,영화가 던지는 질문이 우리 앞에 도착한다
1985년 아일랜드, 석탄 배달업을 하는 빌 펄롱(킬리언 머피)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수녀원에서 학대받는 소녀를 발견합니다. 마을 사람들은 모두 알고 있지만 누구도 말하지 않습니다. 빌은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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